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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동화되는 오브제, 볼보 XC 90

자동차/FOCUS

by 바이라인_S 2021. 8. 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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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을 찾으러 떠났다. 목적지는 남해다. 낭만 모험을 위해 손에 쥔 무기는 볼보 XC90이다.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질 만큼 든든하다. 이미 XC90은 낭만을 품고 있으니 말이다.

낭만의 시작은 스마트키부터 이뤄진다. 한손에 쏙 들어오는 사각형 모양이 멋들어진다. 지포 라이터를 쥘 때의 느낌처럼 손을 자꾸 움직이게 만든다. 얼마 전 방영됐던 드라마 빈센조에서 빈센조까사노에게 쥐어졌다면 지포 라이터만큼 앙칼졌겠지. 

스마트키를 주무르며 XC90에 다가간다. 길이 4,950mm, 너비 1,960mm, 높이 1,770mm의 커다란 차체 사이즈는 의외로 웅장하지 않다. 오히려 단정하다. 다부진 체격에 핏이 딱 들어맞는 캐주얼룩을 입힌 것 같다. 볼보의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은 '토르의 망치' 헤드라이트와 수직 크롬 바를 적용한 라디에이터, 도드라진 입체감을 두른 엠블럼은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볼보 이미지를 탄탄하게 만든다.

엉덩이를 붙이고 엔진이 숨쉬기 시작하면 진짜 낭만 모험이 시작된다. 여행에 있어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악이다. 여름엔 시원한 여름노래를, 겨울엔 포근함을, 봄엔 파릇하고 경쾌한, 가을에는 깊이 있고 잔잔한 노래처럼 말이다. XC 시리즈를 대대적으로 탈바꿈시키며 장착했던 바워스 앤 윌킨스(B&W) 오디오 시스템은 여행길 낭만을 더한다. 19개의 스피커로 짱짱하게 실내를 채우는 사운드, 저음부터 고음까지 선명하고 고른 음악소리를 전달한다. 대시보드 위쪽에 자리한 트위터 스피커는 실질적인 사운드뿐 아니라 느낌적인 느낌까지 전해준다. 

바워스 앤 윌킨스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취해 가벼운 허밍과 함께 바라보는 풍경, 순간 순간이 자동 저장된다. 답답한 일상을 뚫어내듯 시원하게 달려 나가는 고속도로와 언제부턴가 청명함을 넘어 청량함까지 느껴지는 하늘, 어렴풋이 보이는 수평선이 낭만을 논한다. 

스웨디시로 통하는 볼보 인테리어는 언뜻 이해하기 힘들다. '스웨디시'라는 단어 때문인데 한때 가구 인테리어 소품에서 북유럽 감성을 내세웠던 것과 비슷하다. 그냥 '스웨덴 DNA가 스며들어있어요.'로 이해해야 한다. 고개를 끄덕이고 인정한 후 인테리어를 둘러보면 감성과 낭만을 찾아낼 수 있다. 

특별함을 안겨줄 크리스털 기어노브는 차창 밖에서 스며든 빛을 품어 영롱함을 전해준다. 나뭇결을 고스란히 살려 담아낸 우드트림과 매끈한 나파 가죽 시트 역시 심미적 감성과 실질적 착좌감에서 우월함을 보여준다. 스티어링 휠 밑쪽에 위치한 포켓 형식의 수납공간의 디테일함과 암레스트, 도어트림, 스티어링 휠 버튼 조작부는 자연스러운 동작을 이끌어낸다. 버튼 작동의 세기나 조작 감각 역시 부드럽다. 심미적 인테리어 감성과 실용성을 버무리기 위한 노력의 흔적이다. 

세이프티와 친환경을 강조하는 볼보답게 실내 모든 소재를 알러지 프리 소재로 다듬어낸 것도 인상적이다. 여기에 어드밴스드 공기 청정 시스템을 적용해 초미세먼지 및 미세먼지 농도를 감지하고 정화한다. 가는 길과 오는 길 모두 상쾌할 수 있는 이유다. 

상쾌한 기분으로 들어선 남해, 90년대 그룹사운드의 무대처럼 청량한 하늘과 바다가 펼쳐져있다. 윈도를 내리고 바닷바람을 맞는다. 바닷가 특유의 소금 낀 물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왠지 모를 두근거림에 이끌려 서서히 속도를 올린다. 바람을 가르는 짜릿함은 없다. 그러나 주변과 동화되듯 매끄럽게 밀고 나간다. 가속은 진중하게, 감속은 재빠르게, 조향은 가볍게 이뤄지면서 안정적인 주행 감각을 선사한다. 낯선 타지에서 느끼는 떨림을 끌어안기 딱 좋다. 

부둣가로 차를 몰고 정착했다. 트렁크를 열고 걸터앉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본다. 불멍은 이제 유행이 지났다. 이제는 물멍이다. 울퉁불퉁한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의 마찰음, 간간이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가 낭만을 쏟아붓는다. 드라이브 스루에서 사 온 커피와 빵을 꺼내 한입 베어 문다. 소리가 들린 건지, 냄새가 퍼진 건지 갈매기 때가 주변을 서성인다. 뱃머리에 올라 고갯짓을 하는 것이 마치 빵조각을 던지라는 신호 같다. 

장시간 엉덩이를 붙이고 있어도 피로감이 들지 않는 승차감 덕분에 남해바다 일대를 두루 거닐었다. 때론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때론 가파른 경사길을 누비며 바다를 담았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동력 성능과 점잖은 엔진 사운드 덕분에 옹골차게 담아냈다. 

B6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도르래마냥 유기적으로 엔진을 뒷받침하며 깔끔함을 이끌었다. 동력 전달 과정은 물론이고 아이들링 상태에서 출발하는 과정과 스톱 앤 고 작동 시 상당히 깔끔하고 부드럽게 연결한다. 이러한 무기들 덕분에  다른 장소, 다른 시간 조차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버린다. 잃고 싶지 않은 잊고 싶지 않은 낭만의 공간을 말이다. 

고루한 여정이 고귀한 순간으로 바뀌는데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적당한 시간과 날씨, 조급하지 않을 마음가짐이면 충분하다. 물론 XC90이 파트너라면 조금 더 고결한 순간을 찾아낼 수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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