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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는 길들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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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이라인_S 2018. 3. 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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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수입차 브랜드의 점유율을 보면 메르세데스 벤츠가 약 29%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BMW 25% 2위에 올랐다. 3, 4위를 차지한 렉서스, 토요타다 각각 5%대임을 감안하면 가히 독점했다 표현해도 부족하지 않다. 폭스바겐, 아우디가 판매중지로 재구실을 못한 점도 있지만 이는 독일의 두 브랜드와 순위를 나눠먹을 뿐이다.


지난해 연말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대 판매량을 달성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특히 E 클래스의 판매가 도드라진 판매량을 보였는데 매해 C, E 클래스가 BMW 3, 5시리즈와 엎치락 뒤치락 해왔고 두 브랜드간 경쟁만 치열할 뿐이었다. 국내 제조사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대 자동차가 39%, 기아자동차가 34%. 두 브랜드가 한 그룹 식구니 말해 뭐할까? 소히 말하는 르, , 쉐만 하위 그룹에서 박터지는 리그전을 치렀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세계적으로 워낙 유명하고 업계 관계자나 소비자 모두 자동차 업계 최고 존엄으로 인정하기도 한다. BMW 역시 굴곡의 역사를 지나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구성하며 쭉쭉 뻗어나갔다. 양산차의 완성도 역시 뛰어나다.

하지만 이는 다른 방면에서 부작용을 낳았다. 뛰어난 디자인과 첨단 기술 접목, 승차감, 편의성 등 전반적으로 수준을 높였기에 자동차를 평가하거나 구입하는데 기준이 된 것이다. 예를 들면 볼보, 캐딜락 등의 세단를 구입하고자 할 경우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과 비교해 승차감이 어떤지, 편리성과 완성도는 어떤지 따져보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준이 변질되기 때문이다. 각각의 자동차 브랜드와 모델은 추구하는 방향과 특성을 지니고 있다. 미묘할지라도 그런 특성은 자동차를 구입하는 개별 요소가 되며 하나의 문화가 되는 즐거움이다.


우스겟말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고급스러움과 포르쉐의 핸들링, 현대 자동차의 옵션이면 대한민국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 한다. 물론 가격은 아반떼 정도다. 이러한 말들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알 수나 있을까? 독특한 특성을 가진 프랑스 브랜드인 푸조, 르노 등은 국내에서 몹쓸 브랜드, 몹쓸 자동차로 인식되고 북미에서 럭셔리 자동차, 사치와 풍요의 상징이었던 캐딜락도 쩌리취급 받는다.


이러한 일들이 생긴 이유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자동차 업계를 주도하고 업계 1인자에 위치했기 때문이다. 트렌드를 주도하고 자동차 완성도면서에 최고의 위치에 서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브랜드들도 메르세데스 벤츠를 따르게 된 것. 좋은면에서는 상향평준화라 할 수 있지만 다르게 본다면 개성이 사라진 것이다. C,E 클래스 모두 뛰어난 승차감과 안정감, 주행감성 등에서 높은 수준을 보인다. 당연히 해당 세그먼트에서 경쟁해야 하는 모델과 제조사들은 수준을 끌어올릴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고유의 특성에 소홀해졌고 육각형 만족도를 추구하는 자동차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국내에서 현대자동차에 투영된다. 현대자동차는 자동차의 상당부분을 상향평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더구나 국내에선 독점하다시피 점유율과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보니 소비자들도 현대자동차 기준에 길들여졌다. 현대자동차를 욕하면서도 타 브랜드를 평가하고 기준을 잡을 때 현대자동차를 들먹인다.


예를 들면 쉐보레 에퀴녹스나 트래버스가 들어와야 한다며 소리를 냈지만 막상 출시가 임박하면 싼타페, 쏘렌토 등에 비해 부족한 옵션, 엔테리어 등을 꼬집는다. 또한 동력 성능과 승차감을 질타한다. 하지만 에퀴녹스나 트래버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포지셔닝된 모델이다. 북미지역에서 해당 모델이 뛰어난 승차감, 추가적으로 뛰어난 성능과 고급감을 더한 전략모델이 아니란 점이다. 지극히 실용적이고 수요 소비자에게 맞춰져 있단 것이다. 포터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뒷칸에 짐을 실고 내리는데 도자기 다루듯 하지 않는 것처럼 용도 적합성을 추구한 것이다. 막말로 짐을 집어 던지기도 하고 스크래치가 나든 말든 끌고 밀기도 하는 차에 뛰어난 승차감, 동력 성능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스포츠카에 대한 로망에서도 국내 소비자는 포르쉐를 유난히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바이퍼, 카마로 등 미국산 브랜드에 대비 출력이 낮아서 아쉽다는 얘기를 한다. 포르쉐는 배기사운드로 인한 주행감성으로 타는 맛도 있지만 출력보단 핸들링에 특화된 재미를 추구하는 차다. ‘엔진 성능을 자랑한다. 최고 출력을 자랑한다.’ 등과 같은 말에 속아 수치와 숫자에 포커스를 둔 탓에 생긴 문제라 할 수 있다.


이왕이면 좋은게 좋은거라고 전체적인 부분에서 수준이 높길 바라겠지만 그로 인해 퇴색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한 퇴색되는 부분이 브랜드 혹은 모델의 고유 특성인 경우도 있다. 숫자와 수치, 일편단률적인 논조에 취하지 않고 브랜드 시그니처를 판단하는 것이 자동차를 바라보며 더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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